조금 전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생각이 거짓말처럼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서둘러 메모를 해보려 하지만 희미해지는 생각을 붙잡지 못해 허탈해하곤 했습니다.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까운 생각이었기 때문이죠. 이런 일이 반복되는게 썩 달갑지 않았습니다.
책상에 앉아있지 않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메모를 기록하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정도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기록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길다는 점입니다. 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앱을 실행하고, 화면이 뜨기까지 기다려 새 메모를 작성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을 놓치곤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스마트폰으로는 머릿속 생각을 빠르게 기록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크고 투박한 저의 손으로 작은 키패드를 타이핑하는 일은 꽤나 신경쓰이고 불편한 일입니다.
두 문제를 해결하면서 여러 기기에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휴대성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기록의 편의성을 우선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거든요.
당장 휴대가 편한 모바일 앱을 만들어서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더 편하고 익숙하게 기록할 수 있는 PC 앱 부터 만들기로 했습니다. 모바일 앱은 기록한 내용을 우선 확인만 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앱의 이름은 <모닥>입니다. 모닥불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장작을 하나씩 더해 큰 불을 만들듯이 작은 메모들이 모여 아이디어가 되고 더 큰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모닥은 핫키 하나로 시작합니다. 어떤 앱을 쓰는 중이든, 무슨 화면을 보고 있든, 지정한 단축키를 누르면 입력창이 나타납니다. 메모를 작성하고 Enter를 누르면 저장됩니다. 입력창은 조용히 사라집니다. 별도의 알림이나 팝업, 소리도 없습니다.

저장한 메모를 확인할 때도 단축키를 사용합니다. 보관함을 열면 지금까지 기록한 메모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기간별로 확인하거나 해시태그를 이용해 원하는 메모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모닥은 개인적으로 잘 쓰고 있는 생각 기록 앱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쓸 만한 앱이 되려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이미 훌륭한 기능을 제공하는 노트 앱이 많기 때문이죠. 모바일과의 연동 문제도 더 고민해 봐야 합니다.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도 모닥을 배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적어도 모닥이 떠오른 생각을 놓치지 않고 담아두는 도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모닥을 만들면서 어떤 점을 고민했고, 부족한 점과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